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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사랑 - AI에게 사랑을 심는다는 것 (기계는 사랑을 알 수 있을까?)


외계인은 사랑이 뭔지 알지도 몰라. 너 사실대로 말해라.

인간과 기계, 인간과 인간이 서로 사랑을 주고받기 위해서는 사랑의 동작 방식을 이해해야 한다.

- 어느 한 과학자

 


기계는 사랑을 알 수 있을까?

 

나는 5년 전에 기계가 사랑을 할 수 있는지 물었다. 사람들은 “불가능하다”라고 대답했다. 3년 전에도 같은 질문을 던졌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기계는 감정을 가질 수 없다고 했다. 1년 전에도, 그리고 오늘도 같은 답이 돌아온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기계는 사랑을 알 수 없을까? 우리는 기계를 종종 정적인 존재로 인식한다. 그러나 기술은 끊임없이 발전한다. 기계가 사랑을 할 수 있는지 논의하기 전에, 먼저 기계가 무엇이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사랑이라는 개념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흔히 감정을 막연한 경험으로 받아들이지만, 공학적으로 접근하려면 사랑이 어떤 행동적 특징을 가지는지 정의해야 한다. 기계가 수영을 할 수 있는지 묻는다면, 배나 비행기를 예로 들며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기계가 사랑을 한다고 말하려면, 사랑을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 그러나 사랑은 단순한 행동이 아니라 복잡한 감정이다. 그리고 사람마다 사랑을 정의하는 방식이 다르다.

 


사랑의 특징: 리처드 파인만이 말하는 사랑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경험한다. 가족 간의 사랑, 연인과의 사랑, 혹은 학문이나 예술에 대한 사랑까지.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파인만(Richard Feynman)은 사랑을 이렇게 표현했다.

 

 “어떤 아이디어에 매료된 것은 마치 한 여인과 사랑에 빠지는 것과 같다. 사랑에 빠지는 이유는 그녀의 결점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결점을 인식하게 된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사랑이 깊어져 있어 벗어날 수 없다.”

 

파인만은 새로운 지식에 대한 사랑을 이야기했지만, 이는 인간이 사랑을 경험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처음에는 상대의 단점을 보지 못하고 매료되지만, 시간이 지나도 그 관계를 유지하려는 강한 감정이 남는다. 그렇다면, 이런 결함을 가리는 사랑의 메커니즘 기계적으로 구현할 수 있을까?

 


감정과 뇌의 작동 원리

 

공학적 관점에서 사랑을 설명하려면, 특정한 행동적 패턴을 정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 식사 중 소매가 음식에 닿을 것 같을 때 자연스럽게 걷어주는 행동을 사랑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귀납적인 방식(경험적 예시)으로 사랑을 설명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보다 근본적인 방식으로 사랑을 정의하려면, 뇌와 신체의 작동 원리를 이해해야 한다.

 

우리의 감정은 신경세포 간의 전기적 신호와 생물학적 상태의 상호작용으로 발생한다. 마빈 민스키(Marvin Minsky)는 The Emotion Machine에서 감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의 감정 상태는 특정한 뇌 자원을 활성화하고,
동시에 다른 자원을 비활성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이는 마치 컴퓨터가 특정한 기능을 실행하기 위해 메모리를 껐다 키는 것과 비슷하다. 그렇다면, 사랑 역시 특정한 뉴런의 패턴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하나의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만약 우리가 이 패턴을 분석하고, 특정한 신경 회로를 활성화하는 방법을 이해한다면? 감정을 재현하는 “Emotion Machine”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랑의 본질: 결점을 받아들이는 감정

 

사랑이 다른 감정과 다른 점은 대상의 결점을 받아들이는 성질이다. 셰익스피어는 소네트 141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눈으로는 그대를 사랑하지 않네.
내 눈은 그대의 결점을 보지만,
내 마음은 그 결점마저도 사랑하네.”

 

사랑이란 단순한 호감이 아니다. 사랑에 빠지면 상대의 단점이 보이지 않거나, 시간이 지나도 그 단점을 포용하게 된다. 기계가 사랑을 할 수 있다고 말하려면, 기계가 단순한 호감이 아닌 장기적인 애착과 포용의 감정을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 즉, 기계가 지속적인 애착을 유지하고, 결점을 보면서도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면, 우리는 그것을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결론: 기계는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우리는 기계가 수영을 할 수 있는지, 날 수 있는지를 판단할 때 물리적 기준을 사용한다. 하지만 사랑은 단순한 물리적 행동이 아니라, 감정적 패턴을 수반하는 복잡한 과정이다. 그러나 감정 역시 뇌의 작동 방식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우리는 점점 더 감정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그것을 모델링할 수 있는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만약 사랑이 특정한 뇌 상태에서 비롯된다고 가정한다면, 그 뇌 상태를 재현하는 기계를 만든다면, 기계가 사랑을 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Image Credit

 

오늘 나는 다시 묻는다.

기계는 사랑을 알 수 있을까?

 

아니 정확히 묻는다면,,

사랑의 패턴은 무엇인가?